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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 온 그해, 적응을 위해 주택 거래나 영주권 관련 세미나들을 듣고 있었다. 캐나다 정부의 일 처리는 한국 정부의 그것에 비해 상당히 느렸고, permit 갱신 보다는 영주권이 있으면 체류가 편하겠다고 생각했었다. 나에게는 캐나다 시민권자나 영주권자인 가족이 없기 때문에, 막연히 economy class 를 통한 영주권 취득을 생각했다 (이전 글 참고: https://ttmi.tistory.com/75 ).

그 날도 영주권 세미나를 들은 날이었다. 세미나를 듣기 전까지 연방정부 차원에서 진행하는 Express Entry 를 통한 영주권 취득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까지의 계획은 1년간 일을 한 경력을 쌓아서 Express Entry에 지원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온타리오 주 정부가 지명해서 진행되는 영주권 취득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최근에 우리와 연관된 분야의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표적 지명 (target draw)으로 뽑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온타리오 주 정부 영주권 지원 풀에 등록은 해둘까 싶어서 세미나를 들은 날 가장 빨리 볼 수 있는 영어 시험 (IELTS)을 봤다. 딱히 공부를 하지 않고 영어 시험을 봤기 때문에, 점수가 높지는 않았지만, 지명 받을 수 있는 선은 충분히 되었다.

그렇게 온타리오 주 정부에 영주권 의향을 내비치고 2주쯤 지났을까. 온타리오 주 정부가 우리에게 본 서류를 제출하면 지명해주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렇게 우리 가족은 캐나다 영주권에 지원했다. 지금까지의 영주권 지원 타임라인을 정리해본다. 같은 날에 일어난 사건은 같은 줄에 적었다. Primary office 는 centralized intake office (bureau de réception centralisée) 였고, secondary office 는 Ottawa 였다. 포탈부터의 단계는 계속 이토비코 오피스가 담당한 것으로 보였다.

  • 2023년 8월: 온타리오 주 정부에 영주권 지원 서류를 제출했다.
  • 2023년 12월: 온타리오 주의 지명서를 받았다 (nominated).
  • 2023년 12월: 연방정부(Immigration, Refugees and Citizenship Canada, IRCC)에 지원 서류를 온라인 포탈로 제출했다 (application received, AR).
  • 2024년 3월: 연방정부의 접수증 수령 (acknowledgement of receipt, AOR): 파일 번호를 알게 됨. 서류 업로드로 부터 대략 3개월 걸림. 생체정보 요청 서한도 함께 왔다.
  • 2024년 4월: 지문과 얼굴 사진 등을 가까운 서비스 캐나다에서 제출했다 (biometrics collection)
  • 2024년 4월: 최근에 취업허가 (work permit) 연장 때문에 받았던 신체검사 (medical exam) 관련 서류를 온라인 양식 (web form)을 통해서 영주권 지원 서류에 추가로 첨부해달라고 제출했다 (연방정부의 임시 조치 활용: https://www.canada.ca/en/immigration-refugees-citizenship/news/notices/2022-foreign-exempt-ime.html )
  • 2024년 5월: 연방정부에 제출한 medical exam 이 통과됨. 연방정부에서 도착 전 서비스 서한을 받음 (pre-arrival letter, PAL)
  • 2024년 5월: 영주권 포탈 계정 생성을 위한 개인정보를 묻는 이메일 수신 및 당일 답신 (이름, 이메일 주소, 캐나다에 처음 온 날짜, 캐나다에 최근 온 날짜, 캐나다에 머물고 있는지 여부 등). 흔히 포탈 1 (portal 1)이라고 부르는 듯. 이토비코 오피스에서 보냈다. 포탈 1 이메일이 지원자 모두(주 신청자와 dependent 지원자 모두)에게 왔기 때문에 같은 정보를 각자가 모두 답장 했다.
  • 2024년 5월: 포탈 1 이메일에 첨부된 내용만큼 금방 포탈 계정 정보(포탈2)가 날아오지는 않았다. 약간의 설명을 덧붙여서 다시 한번 포탈1 이메일에 답장을 보냈더니 그날 포탈 2 이메일을 받을 수 있었다. KAI method (궁금한 사람들을 위한 설명 링크)라고 부르는 모든 오피스에 메일을 보내는 것은 하지 않았다. 캐나다 거주 여부를 확인하고, 주소와 사진을 입력할 수 있는 포탈 계정 정보를 수신했다. 캐나다 내에 거주하고 있다는 선언에 체크하고 주소를 입력했으며, 사진을 업로드 했다. 흔히 포탈 2 (portal 2)라고 부르는 것 같다.
  • 2024년 5월: 전자 영주권 확인서 (electronic confirmation of permanent residence; e-COPR) 수령
  • 2024년 6월: 영주권 카드용 사진 반려 (아래 설명)
  • 2024년 8월: 영주권 카드용 사진 등 승인 (우편으로 카드 발송)

기간이 길다보니, 중간에 많은 변수가 나타나는 것 같다. 예를 들어서, 2023년 12월에 서류를 제출할 때, 홈페이지의 로딩 마크가 사라지지 않았었다. 30분을 기다려도 사라지지 않아서 브라우저의 새로고침 기능을 활용했고, 목록에 지원서가 생성된 것을 확인했지만 불안했다. 제출 후 아무 이메일도 오지 않았고, IRCC의 콜센터에 전화했을 때 서류를 확인할 수 없다는 답을 받았었다. 분명히 웹페이지에 항목이 생성되어 있고, 업로드 한 파일이 하나의 PDF로 합쳐져서 다운로드도 가능했지만, 그렇게 답을 받았다.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고, 2024년 1월 '왜 다시 제출하는지' 설명하는 편지 (letter of explanation)를 함께 첨부해서 IRCC 포탈에 다시 모든 서류를 업로드 했다. 1월에 서류 업로드를 했을 때는, 로딩 마크도 거의 바로 사라지고 확인 이메일도 왔다 (AOR과는 다른 메일). 제출 시기가 밀리는가 생각 했는데, 다행히도 2023년 12월에 제출한 서류가 접수 되었다는 접수 확인 이메일과 함께 1월에 제출한 서류들이 반려 처리 되었다. IRCC 콜센터의 답변은 무엇이었을까?... 어쨌거나, 현재까지 별 문제 없이 잘 진행 중이다.

나중에 G-Note를 받아서 확인해보았을 때, 심사관이 letter of explanation을 읽어보고 두 지원서가 중복이라고 판단했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게다가, 1월에 제출한 서류가 더 최신 서류기 때문에 12월에 제출한 서류 중 보완이 필요한 경우에는 1월 서류를 한번 더 확인하겠다는 내용까지 적혀있었다 (넘나 친절한 심사관님). 실제 그렇게 두 서류를 모두 봐야 하는 순간이 있으셨을지는 알 수 없지만, G-Note 의 코멘트를 보고 감사했다.

신체검사 (medical exam) 관련으로는 코로나 시기에 발표된 임시조치를 나중에 알게 되었다. 온라인 양식을 통해서 서류를 업로드 했지만, 당연하게도 IRCC의 계정에는 한동안 별 다른 변화가 없었다. 못 미덥지만 IRCC 콜센터(캐나다 내에서 1-888-242-2100 )에 서류가 잘 접수 되었는지 확인해보았다. IRCC 콜센터에서 '자신도 서류를 확인할 수 있으니 심사관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고 했고, 다행히 2024년 5월 신체검사(medical exam)가 통과 되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별도의 추가 서류 요청 없이 전자 영주권 확인서(electronic confirmation of permanent residence, e-COPR, eCoPR)를 수령했다. 인터넷을 검색해봤을 때 병역 관련 서류(IMM 5546 E 와 영문 병적증명서)를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고 해서 연방 서류 접수를 할 때 이미 작성해서 업로드 하기도 했고, 그 외에 '혹시나' 하는 내용은 전부 보완이 되도록 서류를 구성해서 였을까 싶다. 기본적인 생각은 '저는 캐나다를 해치지 않아요'라는 말을 여러 서류로 근거를 들어 설명한다는 맥락에서 보충 서류들을 업로드 하고 설명 편지를 덧붙였다. 범죄 이력이나 긴 해외 체류 경험도 딱히 없으니 심사관이 보기에 단순한 서류 였을 수도 있고, 그냥 단순히 심사관 운이 좋았을 수도 있다. 뭐가 되었든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e-COPR 수령 후에는 심사관의 서명 아래에 내 서명을 해야 서류가 완성된다. 완성된 서류를 들고 서비스 캐나다(Service Canada)에 가서 사회보장번호 (social insurance number, SIN)를 바꿨다. 서비스 캐나다 직원분께서 축하한다고 해주셨다. 하하. SIN이 바뀌고, 유효기간이 사라졌다. 인생동안 계속 쓸 수 있는 SIN이라고 한다.

영주권 랜딩을 위한 포탈 계정 생성과 관련된 첫 번째 이메일(포탈 1)에는 별 다른 본문이 없었다. 여러개의 별표와 자동 생성된 것으로 보이는 내용만 있었고, 첨부된 PDF 파일이 진짜 내용이었다. PDF 파일 내용에는 이름이나 이메일 주소, 최근에 캐나다에 도착한 날짜 등을 적도록 되어 있었다. 많은 웹 페이지 후기들에 눈 색깔이나 키를 적도록 되어 있었다고 했는데, 내가 받은 이메일에는 눈 색깔이나 키를 묻지는 않았다. 눈 색깔이나 키는 처음 연방 정부에 서류를 제출할 때 적어서 냈었다.

PNP의 경우는 연방 정부 접수를 할 때 포탈 계정이 이미 필요하기 때문에, 새로운 계정이 생성되지는 않았다. 이미 존재하는 계정에 지원자 마다의 항목이 생성되었고, 이를 알리는 이메일을 받았다 (포탈2). 포탈에 접속해서 1) 캐나다에 머물고 있다는 선언을 하고, 2) 영주권 카드를 받을 주소를 입력하고, 3) 영주권에 들어갈 사진을 업로드 했다. 영주권에 들어갈 사진은 캐나다 내 월마트나 Shoppers Drug Mart에서 찍을 수 있었다. Costco에서도 찍을 수 있다는 내용을 들었는데, 다른 누군가는 요즘은 안한다는 이야기도 해서 가보지 않았다. 월마트와 Shoppers Drug Mart를 비교하면, 내가 가본 곳 기준으로 Shoppers Drug Mart의 장비(카메라와 조명)가 더 좋았다. 좋다고 해봐야 한국의 사진관의 장비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친다. 규정상 당연할 수 있지만, 촬영 후 보정은 없다. 다른 분들의 후기를 보다 보면 휴대폰으로 찍어서 업로드한 분들도 계신 것 같기는 한데, '모험'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Shoppers Drug Mart에서 촬영했고, USB로 파일을 받으려면 추가 요금이 들기에, 프린트된 형태로 받은 사진을 스캔해서 업로드 했었다.

Shoppers Drug Mart에서 찍어서 제출한 사진이 2024년 6월에 반려 통보를 받았다. 눈으로 보기에 초점이 나간 것은 아닌 것 같은데, 흐릿하다는 이유로 거절되었다. 눈으로 보기에 전혀 흐릿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이유를 의심했다. 옷에 흰색 부분이 있었는데, 이 옷의 흰색 부분이 빛을 반사하면서 뒷 배경의 흰색과 구분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이 때문에, 몸의 경계선이 모호하게 보이고 있었다. 이용했던 Shoppers Drug Mart는 IRCC에서 사진이 반려되면 다시 찍어주는 정책이 있었기 때문에, 사진을 찍는 것 자체는 무료로 다시 할 수 있었다. 다만, 두 번째에는 비용을 조금 더 내고 USB로 사진 파일을 받아왔다. 두 번째 사진을 찍을 때는 배경인 흰색과 명확히 구분되는 색의 옷을 입고 다시 찍었다. 6월에 다시 제출한 사진은 8월에 승인되었다. 사진을 반려한 이유가 명확하지 않지만, 다시 제출한 사진이 승인된 것에서 이유를 추측해보았다.

프로세스 중 기다리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기다림이 어려웠다. 어느정도 기다려야 하는지 가늠하면 기다리기가 조금 더 수월할 것 같다는 생각에 다른 사람들의 타임라인도 많이 찾아봤었다. 하지만, 이 글 처럼 당연하게도 해당 글 작성자가 겪은 타임라인만 알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 이었다. 어느 정도의 기다림이 '일반적'인지 알기가 어려웠다. 연방정부 홈페이지에 전체 기간에 대한 처리 시간을 과거의 사례를 통해 통계를 내어 보여주고는 있지만 ( https://www.canada.ca/en/immigration-refugees-citizenship/services/application/check-processing-times.html ), 단계마다의 시간은 알기 어려웠다. 검색을 하다 보니 집단지성으로 완성되고 있는 non-express entry 의 타임라인을 수집하는 구글 스프레드시트를 알게 되었다 ( https://docs.google.com/spreadsheets/d/1U00ooiZO57vNqjpgsTvhciDdiffcozBk8os9T_zkXVg ). 누구나 편집이 가능하기 때문에, 언제 누군가 나쁜 마음을 먹고 표를 망치는데 취약하기는 하다. 그런 의미로 일단 내 타임라인은 위에 적어두었다. 누군가의 마음에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서류 제출과 현재 우리는 어디쯤 와있는지 파악하는데 '녹영'님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dr_nockyoung )가 큰 도움이 되었다. 감사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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