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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서비스가 시작되면 한 번씩은 다 써보는 편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도 한국 사용자가 거의 없을 때, 사용해보았고, 이 블로그에 올렸던 것 처럼 Windows 11 과 같이 아직 불안정한 서비스도 써보는 편이다. 넷플릭스, 왓챠 등 OTT 서비스가 시간에 맞춰 시청해야하는 공중파/케이블을 대체해나가는 이 시대에 조금 특이한 OTT (Over-the-top) 서비스를 발견해서 소개해본다.

라프텔이라는 서비스인데, 광고부터 심상치 않다. 대놓고 '덕후들을 위한 서비스' 라고 하고 있다. 정말 그런지는 조금 살펴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지만, 우선 홍보는 그렇게 하고 있다.

"오타쿠 부부가 작정하고 만든 애니앱"

진짜로 오타쿠 "부부"가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다. 앱 이름의 유래는 원피스에 나오는 라프텔일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미국, 한국 애니메이션도 꽤 구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래 홍보 문구를 보아도 그렇고 내부 서비스를 보아도 그렇고, 컨텐츠의 대부분은 일본 애니메이션인 것 같다. 저작권료가 비싸서 였을까? 인기가 없어서였을까? 디즈니 플러스나 넷플릭스와 경쟁을 한다면 자본 문제가 있었을지도..

아래 앱스토어 화면에 나오기는 하지만, 라프텔은 전자책 대여 서비스로 유명한 리디 주식회사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초기에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덕후들이 "라프텔 주식회사"를 구성해서 시작한 서비스라고는 한다.

Apple App Store의 라프텔 앱 다운로드 페이지. "덕후"들을 위한 앱이라는 것을 대단히 강조하고 있다. 만우절 이벤트 구성이나, 애니메이션의 한 줄 소개 등에서 서비스 운영자가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라프텔은 , iOS, 안드로이드, 타이젠 (삼성TV), WebOS (LG TV)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TV 앱의 경우에는 이용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웹, iOS, 안드로이드 앱은 사용해보았는데, 그 중 안드로이드 앱의 완성도가 가장 높다고 느꼈다.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안드로이드 앱에 대한 내부 검토가 조금 더 확실하게 된 것 아닐까 싶다. 다양한 환경 지원을 위해서 웹이나 iOS, TV 앱에 대한 검증 작업과 개발 자원 투입 확대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라프텔 웹 서비스의 메인 페이지. 맨 상단에 슬라이더에 오늘 또는 최근 연재중인 애니메이션 리스트가 나타난다. 한 줄 요약에서 이 서비스 관리자가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용자기도 하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로그인을 하게 되면, 최상단의 슬라이더 바로 아래는 최근 본 작품 리스트가 나온다. 최근 본 작품 리스트에서 재생 아이콘을 클릭하면 봤던 곳 부터 시리즈를 다시 이어볼 수 있다.

애니메이션의 주요 소비층을 고려해서 광고를 보거나 친구를 초대하면 부여되는 무료 체험기간으로 대부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TV 애니메이션이 다수를 차지하는 중에, 이런 시리즈물의 경우는 1화 무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1화 무료인 경우 어떤 형태로 이용 중이든 무료 감상이 가능하다. 정기결제를 하게 되면 "멤버십"이라는 형태로 광고나 무료 "체험"기간을 신경쓰지 않고 감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넷플릭스나 왓챠 구독과 같은 개념이다.

내부에 키워드를 입력해둔 것인지, 애니메이션을 약칭으로 검색해도 결과가 나온다. 이런 부분은 세심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일부 극장판이나 판권 문제가 있는 애니메이션은 구입을 요구한다. 예를 들면, 최근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의 경우에는 멤버십이나 무료 체험 등으로는 감상할 수 없었다. 또, 판권이 만료되는 경우에는 기존에 에피소드를 구매해두지 않은 경우 멤버십(월 9900원)이나 무료체험권으로 감상할 수 없는 상태로 바뀐다. [오늘날짜로 멤버십으로 가능한 작품 수(시즌)는 1656개, 총 감상 가능한 작품 수는 2074개 이다. 즉, 멤버십만으로는 418개(약 25.2%)의 시즌은 감상할 수 없다. 에피소드 구매가 필요하다.] 다만, 현재 국내에 상영중이거나 방영중인 작품에 대해서는 판권을 보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적은 예산으로 선택과 집중을 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라프텔 (웹 서비스)의 검색 페이지. 왼쪽 상단에 "멤버십 포함된 작품만 보기" 설정이 눈에 띈다. 멤버십으로 감상 가능한 작품만 모아볼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은 세심하다고 생각한다. 감상 가능하지 않은 전체 작품을 포함해서 검색하면 6290개가 검색된다. 이전에 라프텔로 판매했다가 판권이 없어졌거나, 정보만 입력된 작품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판권을 보유한 작품 수가 부족한 것이 조금 아쉬운 면이다.

감상할 수 있는 화질은 480P, 720P, 1080P이다. 4K가 지원되지 않는 것은 아쉽다. TV 애니메이션 화질이 1080P를 기준으로 수입되는 것인지 까지는 파악하지 못했지만, 조금 더 고화질도 지원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PC에서도 고화질 모니터가 판매되고 있고, TV는 8K TV도 판매되고 있다. 애니메이션의 경우에도 블루레이 버전과 같이 고화질 버전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부분은 개선이 필요해보인다. 또한, 기본값이 720P인데, 이 기본값이 앱을 재실행할 때마다 초기화된다. 회선료 등을 아끼기 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한번 사용자가 설정한 기본값은 가능한 유지해주면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항상 1080P로 재설정한다.

라프텔의 오프닝/엔딩 스킵 기능은 대단히 유용하다. 애니메이션의 경우 각 화의 시작과 끝에 오프닝, 엔딩 음악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오프닝 앞에 일부 에피소드가 나오는 경우도 있고, 엔딩송 이후에 짤막한 쿠키 영상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라프텔의 오프닝, 엔딩 스킵 기능은 이 짤막한 영상을 놓치지 않도록 세심하게 설계되어 있다. 오프닝 앞의 에피소드가 나오는 부분에서는 오프닝 스킵 버튼이 나타나지 않고, 에피소드를 감상할 수 있게 한다. 엔딩의 경우도 엔딩 스킵 버튼을 클릭하더라도, 쿠키영상 바로 앞까지만 스킵하기 때문에 쿠키 영상도 빼먹지 않고 감상할 수 있다.

라프텔 iOS 앱의 영상 재생기. 화질, 재생속도 등을 선택할 수 있다.

플레이어 완성도도 조금 더 높으면 좋다고 느껴지는 점이 있다. 안드로이드 앱의 경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지만, iOS의 경우에는 최근에 많이 날아오는 긴급 재난문자가 나타나고 난 다음 영상이 멈추어있다. 플레이어에서는 제대로 인식이 안되는지 영상은 멈추어있지만, 조작 버튼은 재생중인 것 처럼 '일시정지' 버튼이 나오고 있다. 이때 일시정지 버튼과 재생 버튼을 2번 연타하면 다시 영상 재생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애초에 재난문자가 사라지면 자동 재생 되었으면 좋겠다.

iOS에서 애플 정책 때문인지 알기는 어렵지만, 앞에서 말한 '에피소드 구매'가 쉽지 않은 문제도 있다. 에피소드 구매는 라프텔의 '포인트'를 이용해서 구입하게 된다. 1원=1포인트 이기 때문에 사실상 현금이고, 에피소드 가격에 딱 맞게 포인트를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iOS 사용자는 조금 불편함을 느끼도록 설계되어 있다. 안드로이드 앱이나 웹에서는 포인트를 앱이나 웹에서 바로 구매해서 에피소드 구매가 가능하다. 하지만, iOS 앱에서는 포인트 구매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iOS의 내장 사파리로 라프텔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포인트 구매, 에피소드 구매를 진행하거나 PC에서 라프텔 홈페이지를 통해 포인트/에피소드 구매를 진행해야 한다. 간편결제도 지원하고, 여러가지 구매 방식을 지원하는데 iOS 앱내에서 구입이 안된다. 앱 내에서 웹으로 접속하면 구입이 가능하다고 안내를 해주면 더 좋지 않을까 싶지만, 애플의 정책[ 참고 기사: '수수료 30% 강제 논란' 애플 "전세계 성장 위한 것" https://www.hankyung.com/it/article/202106026111i ]에 걸리는 것이 아닐까 추측만 해본다.

또한,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iOS 앱은 안드로이드 앱에 비해서 조금 무언가 나사가 빠진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새 에피소드 알림이 제대로 PUSH 메시지로 오지 않는다거나, 현재는 해결되었지만 아이폰의 노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디자인으로 클릭이 어려운 알림 버튼도 있었다. 현재 조금 눈에 띄는 버그 중에 하나는 스크롤 바가 화면 중간에 나타나는 버그이다.

라프텔의 iOS 앱 중 평점 페이지의 스크롤 바. 화면 중간에 스크롤바가 나타난다. 거슬린다. 오른쪽으로 움직여주고 싶다....

보통 "덕후"라고 하면, 한 분야에 대단히 심취해서 일반적인 사람보다 사소해 보이는 부분까지 신경 쓰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다. 기능이나 서비스 컨셉이 좋다고는 생각한다. 하지만, 진짜 덕후라면 이렇게 사소한 부분도 잘 다듬어야 하는 것 아닐까?

검색을 해보면, TV 앱도 불편한 점이 종종 있는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사용해보지 않아서 모른다. 안드로이드 앱 외에 웹이나 iOS에서 불편함을 겪은 것이 조금 있어서 적어보았다.

웹의 경우, 다양한 브라우저를 지원하기는 하지만, 묘하게 "크롬"으로 유도하는 안내문구가 가끔 나타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모질라 파이어폭스를 메인 브라우저로 사용하는 사람이라서, 해당 문구가 상당히 신경 쓰였다. 크롬 브라우저를 많이 사용한다고도 하고 구글의 서비스를 즐겨 사용하지만, 광고 회사라는 입장에서 생각해보았을 때 역시 구글의 개인정보 수집 정책은 신경 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구글 크롬은 잘 쓰지 않는 편이다.

기술적으로 모질라 파이어폭스나 네이버 웨일 등의 기타 브라우저도 충분히 지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혹시나 라프텔 개발자가 이 글을 본다면 다양한 선택지를 열어주길 바란다. 웹은 한 회사에 종속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크롬만 추천하지 말고, 셋 또는 그 이상의 선택지를 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멤버십을 사용하고 있어서 무료 체험기간이 필요 없기도 하고, 초대 받은 사람은 딱히 혜택이 없는 것 같아서 친구 초대 링크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 다만, 정보 공유 차원에서 적어보자면, 친구 초대 링크로 친구를 초대하면, 무료 체험을 3일간 할 수 있는 기간을 준다.

라프텔의 친구 초대 기능. 친구 초대 코드를 넣거나, 초대 링크를 통해서 친구를 가입시키면, 초대장을 보낸 사람에게 3일 무료 체험권이 주어진다. 초대 받은 친구에게 혜택이 가야 초대장을 보내는 사람 입장이 덜 곤란하지 않을까?

"서브컬처"라고 불리는 일본 애니메이션이 이렇게 하나의 유료 서비스를 구성할 수준이 된다는 것이 놀랍다. 프로그램이나 영상, 사진, 글과 같은 무형의 것에 가치를 지켜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렇게 합법적인 방식으로 즐기려는 서비스는 환영이다.

일본 애니메이션에 조금 치중된 컨텐츠를 가지고 있지만, 다른 컨텐츠 구독 서비스와 확실하게 차별화 되는 서비스임에는 틀림 없다고 생각한다. 웹이나 iOS, TV 앱의 완성도 개선, 4K 지원, 판권을 보유한 컨텐츠 확대를 통해서 조금 더 발전된 서비스가 되기를 바란다.

코로나-19 유행으로 넷플릭스 드라마 감상이 지겨워졌다면, 애니메이션 감상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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