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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프텔 리뷰 이후에 몇가지 애니메이션들을 접하게 되었다. 라프텔의 추천기능을 따라 계속 보다보니 어느새...

여러가지 애니메이션이 있었지만, 식상할 수 있는 소재를 잘 풀어낸 시리즈들이 있었다.

라프텔에서는 한 시리즈 전체를 감상하였다면 '정주행' 리스트에서 모아볼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꽤 본 것 같다.

2021.07.11 - [소소한 일상] -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서비스, 라프텔 리뷰.

라프텔 서비스에서는 시리즈 전체를 감상했을 경우 '정주행' 페이지에서 리스트를 만들어 보여준다.

그 중에서 조금 쉽지 않았지만, 인기도 많았고 호불호가 갈릴 것 같은 애니메이션으로 시작하자.

자세하게 리뷰를 하고 싶기 때문에, 아직 작품을 보지 않은 분이라면 스포가 조금 있을 수 있다.

애니메이션 'Re: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은 1기 (TV 방영판, 감독판), 빙결의 인연, 2기 (Part 1, 2) 이렇게 라프텔에서 감상할 수 있는 상태다. 1기와 2기가 메인 스토리이고, 빙결의 인연은 에밀리아의 과거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는 이야기다. 1기 스토리 사이에 'Memory Snow' 시리즈가 이어지지만 (TV 방영판으로는 11화와 12화 사이, 감독판으로는 6화 이후), 라프텔에서는 감상할 수 없다. 시간 순서대로 나열하면, 빙결의 인연, 1기, 2기 정도가 된다. 라프텔에서 1기 TV 방영판은 판권이 만료되어 있지만, 감독판 (무삭제판)과 내용상 같으니 큰 문제는 없다. 오히려 맨 마지막 화의 쿠키 영상이 무삭제판에는 있고, 일부 그림도 개선되었기 때문에 처음 감상한다면 무삭제판이 낫다. 원작은 나가츠키 탓페이(鼠色猫/長月達平)가 쓴 같은 이름의 웹소설과 출판물인 라이트 노벨 (가벼운 소설 정도로 표현 가능할 것 같은데, 굳이 이렇게 표현하더라...)이다. 나가츠키 탓페이씨는 트위터(https://twitter.com/nezumiironyanko)를 통해서 종종 독자들과 소통도 하고 있다.

웹 소설(Re:ゼロから始める異世界生活)은 https://ncode.syosetu.com/n2267be/에서 일본어로 읽을 수 있는 상태이고, 한국어 번역본은 검색을 잘 해보면 독자들이 번역해둔 버전이 있다. 라이트노벨은 출판물이기 때문에 교보문고, 인터파크 도서 등 서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줄여서 '리제로'로 많이 언급된다.

소재는 이름 그대로 다른 세계(이세계; 異世界)로 이동한 주인공의 이야기이다. 이 글에서 이세계(different world)는 이 세계(this world)와 띄어쓰기 하나 차이로 구분해야해서 '다른 세계'라고 표현하려고 한다.

다시 한번 적는다. 이 아래로는 아무래도 스포를 하게될 것 같다. 스포가 싫으신 분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실 다른 세계로 이동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연재되지 않은 이야기에서 풀릴 수수께끼도 있는 것 같다.

간략하게 이야기를 소개하면, 이야기의 시작은 어떤 이유로 방 구석 생활을 하던 고등학생 나츠키 스바루가 편의점에서 물건을 고르는 것으로 부터 시작된다. 나츠키 스바루는 밤에 편의점에서 계산을 마치고,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커플을 흘겨보며 길을 걸어가려는 순간! 다른 세계로 이동한다. 이렇게 이동한 다른 세계에서 나츠키 스바루는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이상형에 가까운 캐릭터를 가진 에밀리아를 만난다. 다른 세계로 이동할 때 특별한 능력을 갖게되는 다른 라이트 노벨 주인공들과 달리, 별 다른 능력이 없이 이동한 것으로 보이는 나츠키 스바루였지만,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서 에밀리아를 지키고자 하는 것이 이 소설의 중심 내용이다. 작가가 언급하기로는 에밀리아가 스바루 다음에 등장하지만, 여자 주인공이라고 한다. 작품 전반에 걸쳐서 서서히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는 하지만, 수수께끼가 많은 인물이다.

아무 능력도 없다고 했지만, 목숨을 잃으면 특정 시점에서 나츠키 스바루는 다시 살아난다. 사실 이게 다시 살아나는 것인지, 평행세계의 다른 나츠키 스바루(n번째 다른 세계)로 환생하는 것인지는 아직 미스테리 상태다. 나츠키 스바루가 처음 다른 세계로 이동했을 때, 나츠키 스바루는 적응하지 못한다. 지나가던 깡패에게 죽거나, 얼굴 모르는 괴한에게 당해서 죽는다. 그런 세계에서 에밀리아는 곤란한 상태의 나츠키 스바루를 도와준다. 에밀리아 스스로도 중요한 물건을 잃어버려서 바쁜 상황이었지만, 지나가던 깡패에 몰려서 곤란을 겪던 나츠키 스바루를 지나치지 못한다. 이는 나츠키 스바루가 목숨을 잃고 여러번 반복된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로 도와준다. 나츠키 스바루는 에밀리아의 이런 내면에도 반하게 된다. 10대 후반인데다 다른 세계에서 살던 나츠키 스바루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독자에게도 상황에 대한 정보가 뒤늦게 전달되는 경우도 있다.

에밀리아는 앞서 말했듯 곧은 성품을 가졌고, 약속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야기가 나츠키 스바루의 시점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에밀리아의 생각도 나츠키 스바루를 통해서 읽히는 것이긴 하지만, 누가 보아도 어려운 순간에도 다른 사람을 생각한다. 앞서 나츠키 스바루가 깡패를 만난 상황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에밀리아를 지원하는 영지가 마녀교 (악당)의 습격을 받는 에피소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마을이 마녀교의 습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에밀리아는 마을 사람들의 대피를 설득한다. 하지만, 이야기 설정상 에밀리아의 외견은 다른 세계 역사상 가장 무서운 존재라는 질투의 마녀와 닮았다. 이 같은 겉모습 때문에 사람들은 에밀리아를 기피하고, 이 루트에서 나츠키 스바루는 실패한다 (다시 시작..).

목숨이 무한이라는 면에서 충분히 치트키를 가진 주인공이지만, 죽을 노력을 다해서 나츠키 스바루의 멘탈이 날아간다는 것이 이 작품의 매력 포인트다. 죽을 위기를 넘기는데까지 몇 번 죽어야 하는지 세어보는 리뷰도 있을 지경..

나츠키 스바루는 모든 것을 가진 주인공이 아니다. 소소한 일들, 예를 들면 바느질이나 생활체조는 잘 하지만 다른 세계의 고급 직업인 기사로써의 능력도 떨어지고, 말 주변이 좋은 것도 아니다. 눈치도 없는 편이다. 그래서 독자들에게 시청자들에게 고구마를 한껏 안기는 캐릭터다. 여기서 이 작품을 보는 1차 갈림길이 생긴다. 성장하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작품 후반으로 갈 수록 조금 나아지기는 하지만, 그 답답함은 다른 작품에서 느끼기 어려운 정도다.

이 작품의 제목을 검색해보면 렘 vs 에밀리아 논쟁이 치열하다. 어느 캐릭터가 더 매력적이냐는 논쟁인데, 작가는 위에서도 적었지만 에밀리아편이다. 애초에 설정상 에밀리아는 주인공이고, 렘이란 캐릭터는 조연이다. 렘이 주목받게 된 것은 애니메이션 1기 내용 중 힘든 순간을 겪는 나츠키 스바루를 정신적으로 구원하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실패를 거듭하던 나츠키 스바루는 모든 용기를 잃고 에밀리아를 구하려는 노력을 포기하려 했다. 그리고, 그 당시 자신을 아껴주던 렘과 함께 이 상황에서 도망치고자 했다. 하지만, 렘은 나츠키 스바루에게 나츠키 스바루의 멋진 면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하며 용기를 주려고 노력한다. 여기서 렘의 멘트는 리제로 1기 애니메이션에서 하이라이트 중 하나가 된다. 이 구원으로 나츠키 스바루는 용기를 얻고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렘: 여기서부터 시작하도록 해요.
하나 부터,
아니에요.
제로부터!

'제로'부터라고 굳이 말하는 것은 애니메이션 뿐 아니라 웹 소설이나 라이트 노벨에서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아마도 제목과 연결이 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이 된다.

한창 힘든 상태의 주인공에게 공감하며 작품을 보고 있던 시청자 또는 독자였다면, 여기서 어떤 즐거운 감정을 느끼지 않았을까?

이 작품은 이 이후에도 스바루의 힘듦 > 죽을 것 같은 힘듦, 이 아니라 진짜 죽어버리는 힘듦 > 주인공의 시야가 좁았던 것을 느낌, 또는 죽음에서 얻은 정보의 힘 등등으로 사건의 해결 > 한 고비 넘기고 주인공이 심리적인 보상을 획득의 구조를 가지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문제는, 스바루가 죽어버리는 장면들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스바루 자체도 문제이거니와 주어진 상황도 작가가 스바루를 싫어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의 상황이 주어진다. 죽으면 다시 시작하지만, 부활 시점을 선택할 수 있지는 않다. 상황을 되돌리는 것이 불가능 해보이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 작가가 이 소설을 진행시키는 주된 요소 중 하나인 것 같다.

렘 vs 에밀리아 구조에서 애니메이션 기준으로 에밀리아의 활약은 두드러지지 않는다. 하지만, 2기나 웹소설을 기준으로 하면 역시 이 캐릭터도 성장하는 캐릭터이다. 뒤로 갈 수록 활약이 나타날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1기에서는 남자 주인공인 나츠키 스바루의 목표이기도 하고, 나츠키 스바루에게 구원을 받는 형태로 마무리 된다.

에밀리아는 작품 중에서 인간과 엘프의 피가 반씩 섞인 '하프 엘프'라는 종족이다. 나츠키 스바루는 에밀리아의 외견이나 내면 모두 좋아한다. 하지만, 에밀리아가 살아가는 세계에서 하프 엘프는 역사상 무시무시한 일을 저질렀던 질투의 마녀와 동일한 외견 때문에 공포의 대상이다. 그래서 에밀리아는 배척 받는 경험이 많은 캐릭터이다. 애니메이션 1기는 나츠키 스바루와 에밀리아가 서로에게 심리적인 보상을 하는 장면으로 마무리 된다. 하지만 나츠키 스바루에겐 작가가 잔득 준비해둔 굴러야 할 미래가...

이 이야기는 떡밥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여러가지 떡밥이 많지만, 에밀리아의 외견과 질투의 마녀(사테라)의 외견이 일치한다는 떡밥은 가장 큰 떡밥이다. 이야기 초반에는 단순히 외견이 같은 것으로만 이야기를 진행했지만, 마녀의 오염된 마나에 에밀리아만 멀쩡 (오히려 컨디션이 좋음)하다거나, 지나치게 옛스러운 단어를 사용하는 등의 떡밥이 계속 등장하는 중이다. 나츠키 스바루와 관련해서도 떡밥이 있다. 질투의 마녀와는 반대로 현자로 지칭되는 플뤼겔이라는 떡밥이 있다. 나츠키 스바루는 왜인지 마녀의 잔향 (도깨비나 몇몇 등장인물만 느낄 수 있지만, 질투의 마녀가 풍기던 악취라고 한다)이 나는 것도 떡밥이다. 이름과 관련해서도 '스바루'가 일본어로는 플레이아데스 성단(Pleiades star cluster)을 의미한다는 내용도 있다. 회수가 될 떡밥인지 아닌지는 이야기가 더 진행되어야 알 수 있다. 하지만, 상당수 떡밥이 던져지고 회수되는 것을 반복하다보니, 독자 입장에서는 기대하게 되는 것 같다.

저 위쪽 렘의 구원까지 견디고 볼 수 있다면, 한 번쯤 보는 것도 추천한다.

스토리 외적으로 일본 우익 논란이 있다. 애니메이션 1기 24화(TV 방영판 기준; 감독판으로는 13화) 자칭 기사와 최우의 기사 중에서 '도라도라도라'라는 멘트가 문제가 되었다. 일제가 태평양 전쟁시에 사용했던 구호라고 한다. 작가인 나가츠키 탓페이씨는 큰 의미 없이 쓴 멘트라고 했다지만, 애니메이션에는 거수경례 동작까지 추가되어서 논란이 있었다. 한국에서 공식적으로 방영되는 분(애니플러스, 라프텔 등)에는 묵음처리 되었다. 자막으로는 '고고고' 정도로 번역되었다. 관련으로 궁금하다면, https://namu.wiki/w/WHITE%20FOX#s-3 참고.

나의 점수: 3.5/5 (이유: 고구마가 심함, 주인공 버프가 있는듯 없는듯. 쉬는 시간에 보기에는 적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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