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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의 진통제를 알아본 지난 글에서 타이레놀정과 타이레놀이알서방정 등에 대해서 잠깐 언급 했습니다.
"정", "서방정", "캡슐", "츄정", "삼층정", "설하정", "구강붕해정", "발포정", "트로키정"과 같은 정제 및 캡슐제의 종류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하루에 세 번, 한 번에 1정씩 복용하세요.
정제라고? 캡슐은 또 뭐야?
정제나 캡슐제는 일정량의 유효성분을 포함하는 단위제제의 일종이기 때문에 약 용량을 갯수 (0.5정, 1정, 2정, 3정....; 1 캡슐, 2 캡슐, 3 캡슐)로 다루는 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조금 어려우신가요? 쉽게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여러분, 여러분이 한국인이시라면 한 끼에 밥을 얼마나 드시나요? 한 공기? 두 공기?! 210 g? 130 g?
그렇죠! 우리는 밥을 공기 단위로 셉니다.
약도 마찬가지입니다. 분명, 정확한 양은 mg이라든지 mL 라든지 하는 SI 단위(미터법)로 기록합니다. 그렇지만, 약을 복용할 때는 1 정, 1 캡슐 등의 단위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집집마다 mg 단위의 저울을 사용할 수 있고 이 사용이 편리하다면 파우더 단위로 구입하고 저울에 칭량해서 복용하겠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어떤 단위제제를 사용합니다.
일반적으로 "정제"라고 하면, 아래 그림과 같이 의약품의 유효성분과 부형제를 압축한 것을 말합니다. 그렇게 압축한 표면에 얇은 필름이나 당 (달달한 것!)을 코팅하기도 합니다. 혹은 정제를 여러층 압축하여서 다층정이라는 것을 만들기도 하고, 정제 겉에 또 다른 층을 압축하여서 유핵정을 만들기도 합니다. 캡슐제는 어떤 껍데기 안에 액체형태나 가루 형태로 의약품을 포함하는 것인데 정제처럼 여러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 하나 간단하지만 복용에 도움이 될만한 수준으로 알아봅시다.
속방정? 일반 캡슐제
"속방정"이라고 굳이 부르지 않기도 합니다만, 일반적인 정제를 부릅니다. 이전 글에서 언급한 "타이레놀정500mg"과 같이 포함하고 있는 주성분을 빠르게 방출하기 때문에 다른 정제에 비해서 효과가 빠르다는 언급을 하기도 합니다. 다만, 정제는 "용출"(dissolution; 약물의 주성분이 위장관 내 소화액이나 물에 녹는 과정. 약물은 가루상태에서는 흡수되기 어렵고 용액 상태일 때 흡수된다고 생각됩니다)이나 "붕해"(disintegration; 정제가 형체를 잃으면서 작은 조각으로 나뉘는 과정. 용액이 되는 수준을 말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구분하는 용어가 존재합니다)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시간이 조금 필요합니다. 물론, 정제 중에는 가장 빠릅니다.
캡슐제로는 별다른 설명이 없는 캡슐제도 이 항목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캡슐제는 "경질캡슐"과 "연질캡슐"로 나뉩니다. "경질캡슐"은 상대적으로 딱딱한 캡슐이고, 위와 아래로 나뉜 캡슐 (뚜껑을 손으로 열 수 있는..?)을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보통은 안에 가루 형태의 의약품이 들어있습니다. 방출 조절 기능이 있는 과립제(과립제는 뭔고 하면, 일정한 크기를 가지는 가루라고 하면 되려나.. 이것도 나중에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아래에 하나의 예시로 "종근당아목시실린캡슐"의 사진을 넣어두었으니 한번 보면 알아볼 것 같습니다. "연질캡슐"은 말랑말랑한 젤라틴 형태의 겉 모양 안에 보통 액체 상태의 의약품을 넣어둔 제형입니다. 캡슐제 설명을 읽다보면 생각했을 수 있는데, 가루를 뭉쳐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보통 붕해 과정은 캡슐제에서 잘 언급하지 않습니다. 특히 연질캡슐은 내부에 액체 상태의 의약품이 들어있기 때문에 소화기관 내에서 내부의 의약품이 나오기 시작하면 바로 흡수될 수 있습니다. (용출이 따로 필요 없습니다) 연질캡슐의 경우에는 특성상 0.5 캡슐과 같은 복용은 어렵습니다. (다만, 아래에 나오는 방출 조절 제형은 대부분 이렇게 제형을 소숫점 단위로 복용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위산에 취약한 성분이 포함된 의약품이나 방출조절이 필요한 경구의약품은 이렇게 제조하기 어렵습니다. 혹은 타이레놀이알서방정과 같은 방출 조절 제형을 원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다음에 설명할 제형들이 설계되었습니다.
서방정? 서방 캡슐?
방출 조절 제형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서방정을 알면 좋아두면 좋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약물이 천천히 방출되도록 설계한 제형입니다. 사실, 장용정, 오로스정 등도 어떤 면에서 "나중에" 약물을 방출한다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ER(이알; extended release), XR(엑스알; extended release), SR(에스알; sustained release), CR(씨알; controlled release) 등의 이름이 붙어있는 것들에 대해서 먼저 언급을 해보겠습니다. 계속 정제 이야기만 적다보니, 서방 "캡슐"도 언급하자면, 캡슐 내에 방출 조절 코팅을 한 과립을 넣은 형태 등으로 캡슐에서도 서방 제제가 가능합니다.
타이레놀이알서방정이 우리가 일반의약품으로 접할 수 있는 가장 흔한 서방정의 형태라 생각하는데, 이 제제의 경우는 조금 특이합니다. 절반은 속방정으로, 나머지 절반은 서방정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통증 특성상 빨리 효과를 보고 싶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설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천천히 약물이 방출되기 때문에, 의약품 설명서를 보면 1번에 2정씩 복용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일부에서는 과량 복용할 위험이 있다는 언급을 하기도 합니다. 진통제를 복용했다면, 30분 정도는 기다려보도록 합시다. 위장 내에서 약이 녹는 시간도 필요할테니 말입니다!
앗? 위장 내에서 약이 녹는 시간을 단축시키겠다고 약을 분쇄하시겠다고요? 추천하지 않습니다.. 속방정의 경우는 괜찮을 수 있지만 (이 경우에도 주변 습기를 머금어서 상태가 변한다든지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정 하시고 싶다면, 주변 약사에게 먼저 물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서방이나 서방캡슐의 경우에는 제형의 설계를 통해서 계획된 약물의 방출 속도가 무너지면서 위험할 수 있습니다. 약물의 효과가 있는 체내 농도와 약물의 독성이 있는 체내 농도의 차이가 좁은 약물들을 우리는 "치료역이 좁다"라고 합니다. 이런 치료역이 좁은 의약품일 경우에는 약물의 흡수 속도가 변하게 되면 환자의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습니다. 여러 이유로, 약은 가능한 설계된 제형 모습 그대로 복용합시다. 타이레놀의 경우 정제가 조금 크다고 생각하신다면, 마실 수 있는 현탁액 (어린이타이레놀현탁액, 챔프시럽)도 있으니 이쪽을 복용하세요. 복용법 중 만12세 이상의 복용량이 아세트아미노펜 640 mg에 해당하는데, 이정도 용량이면 성인도 진통 효과는 얻을 수 있습니다. (타이레놀정500mg의 1정당 아세트아미노펜 양이 500 mg이라는 것을 상기합시다.)
츄정 (츄어블정, 저작정)
혹시,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 텐텐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많이들 카라멜이나 기호식품 쯤으로 기억할 것 같은데, 놀랍게도 텐텐은 일반의약품입니다. 비타민A(지용성비타민)가 있기 때문인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연령에 따라 하루 최대 복용량도 차이가 있습니다.
약간 주제에서 벗어났는데, 이 텐텐츄정과 같이 씹어먹을 수 있는 정제를 저작정 (츄어블정)이라고 합니다. 텐텐츄정을 대표 이미지로 넣으면 너무 식품처럼 생각할 것 같아서, 예시 이미지로 어린이용타이레놀정80mg을 가져와보았습니다.
이 외에도 구충제와 같이 약국에서 씹어드셔도 좋다고 언급하는 정제는 보통 저작정들입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위에 서방정이나 아래에 설명할 대부분의 정제는 씹어먹으면 안됩니다.
"껌"이라고 따로 분류 하지만, 껌도 저작정과 같이 분류해도 될 것 같습니다. 니코레트껌2mg과 같이 금연 보조제의 제형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특히 니코틴의 경우에 입 안의 점막으로 흡수될 수 있습니다.
이런 츄어블정은 그냥 삼킬 경우에 흡수율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발포정
물에 넣어 먹는 발포비타민을 생각하면 쉽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이 외에 딱히 발포정을 못 보았습니다. 약학정보원에 "발포정"이라고 검색하면 4개의 결과가 나오는데, 2개는 비타민제 (베로카퍼포먼스발포정, 레덕손더블액션발포정)이고, 1개는 수출용, 나머지 1개는 골다공증 치료제 (비노스토발포정)이다. 골다공증치료제를 왜 발포정으로 만들었는지 궁금해서 사실 방금 찾아보았는데, 기존의 같은 성분 제제 (알렌드로네이트)가 나타내는 pH 3 이하에서 식도점막 자극 효과를 줄이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트로키정
사탕에 의약품 유효성분을 넣었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 같습니다. 주의할 점은 맛있지만, 의약품이라는 점입니다. 맛있다고 씹어먹어서도 안됩니다. 하루에 복용할 수 있는 양도 정해져있습니다.
입 안에서 녹여먹기 때문에, 입안과 목에 조금 더 빠르게 약물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인후통에 사용하는 소염진통제류에 사용되기도 한다. 미놀에프트로키, 스트렙실트로키 등이 있습니다.
설하정
설하정은 혀 아래에 두고 녹여서 복용하는 제형입니다. 빠른 흡수가 필요한 제형이기 때문에 복용법을 꼭 지켜야 합니다. 니트로글리세린 제제가 대부분인데, 아주 위급한 상황에 혈관을 넓히기 위해서 복용하는 약입니다. 증상이 완화되지 않으면 5분마다 반복투여하도록 되어 있을만큼 흡수 속도가 빠른 편입니다.
그 외
그 외에 삼층정, 구강붕해정, 오로스정 등이 있습니다.
삼층정(다층정의 일종)은 서로 다른 성분으로 구성된 제형을 3층으로 쌓아서 합쳐둔 정제입니다. 각 층이 다른 방출 특성을 가질 수도 있어서 위와 소장에서 방출될 의약품 양을 조절한다든지, 서로 다른 구성으로 방출한다든지 하는 식의 구성도 가능하고, 아예 다른 성분을 3개 층으로 쌓아서 복합제(유효성분이 여러개인 제형; 대표적으로 종합감기약, 종합소화제 등)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예: 애니탈삼중정)
구강붕해정은 입 안에서 약이 부서지고 용해되면서 흡수되는 제형이다. 입 안에서 흡수된다는 면에서 설하정과 비슷하게 느낄 수 있다. 혈압약이나 향정신성 의약품, 즐거움을 위한 약(sildenafil 등)이 이런 제형을 사용하기도 한다. (예: 렉사프로멜츠구강붕해정, 엠빅스에스구강붕해필름)
오로스정은 삼투압에 따라 약물이 방출되도록 설계한 제형이다. 혈중에 약물 농도가 급격히 상승하여서 저혈압이 생기지 않도록 고혈압 치료제 등에 사용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분쇄해서는 안된다. (예: 아달라트오로스정)
그 외에 제약 산업이 발달하면서 더 다양한 제형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위의 설명은 아주 간단히만 설명한 것이라서 설명이 부족했을 수 있다. 참고용으로만 사용하고, 더 자세한 설명은 해당 의약품 복용시 약사에게 받는 것이 좋다.
요약:
- 정제나 캡슐제는 의약품의 보관, 유통, 적절한 복용량의 간편한 복용 등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사용된다.
- 방출조절을 위해서 제형화된 약을 임의로 분쇄하면 안된다. 잘 모르겠다면, 주변 약사에게 물어보는 것이 좋다.
- 새로운 제형 (예: 나노 입자 크기로 약물 안정성을 개선한 주사제 등)은 언제든지 새로 등장할 수 있다.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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